반딧불이 놀이터-양순진 생태동시집

멜론 꽃

양선진

어디로 날아갔니
씨앗인가요?

동네 주차
구석에
혼자 피었다
노란 별

잎은 호박잎만큼 크다.
그건 크다

꽃이 귀엽다
베이비 스타

사람들이 왔다 갔다
이븐 킥
얼굴을 붉히지 않고
환하게 웃다

조용한
만지면
동글 동글
노란 달
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
닭은 개보다 강하다

웰시 코기
매일 닭에게 지다

매일 아침 닭
서두르다
집을 차지하다

집도 잃었다
밥도 잃어버렸어


너만의 넓은 집에서 벗어나
비좁은 사육장에서
둥지를 틀 이유

알을 낳기
알을 낳기
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
감자 꽃

엄마랑 감자밭 갈때
내 딸 내 딸
네가 불렀던 노래

하얀 꽃이 피었다

엄마랑 감자밭 갈때
날다 날다
날개 달린 마음

나는 노란 꿈을 꾸었다
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
반딧불 별

반딧불이는 외롭다
어딘가에 불을 켜
하나는 멀리 날아

동물 한 마리

그들이 모일 때
곶자왈은 놀이터

숨겨진 반딧불이
너와 나 둘이서 숲을 밝힐 때
곶자왈
밤하늘보다 더 밝게 빛나
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
말미오름

서귀포의 시작
제주올레의 첫마을
시흥리에서
위로

말 머리처럼
말미오름
두산피크라고도 불리는
그들은 그들이 말한다

정상에 도착하면
성산일출봉
우도까지
나는 분명히 볼 수 있다

그래서
시흥사람
하트 하트
열린 들판처럼
멀리까지 빛나고 있어
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
그런 다음 나는 자연으로 갔다. 제주의 오름, 올레길, 숲길, 곶자왈, 바다, 연못, 습지는 나를 키워준 자연학교였다. 또 코로나 확산으로 학교 수업이 중단되고 코로나 감염자로 세상과 단절됐을 때 우울증으로 빛을 잃은 뒤에도 나비 소리는 풀 한 조각을 만들었다. 새가 듣지 않고 힘차게 두드렸다. 코로나 블루 기간 내내 나는 자연에 의지하고, 자연의 소리를 듣고, 자연의 색에 몸을 맡기고, 그 모습을 관찰하고, 사진을 찍고, 글로 기록했다. 하나하나 식물의 이름과 생태를 알아보고, 곤충과 동물들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었고, 기꺼이 그들의 동반자가 되어 밥과 그늘, 새 생명을 나누었습니다.
-양순진의 생태산문 중에서